3. 포장이 아니라 내용물을 보라
2007년초, 국내외 주식시자은 물론이고
상품시장까지 상승 열기를 불태웠을 때
중국펀드와 원자재펀드에 가입하기로 결심한 새내기 씨,
새내기 씨는 우선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 접속해
어떤 중국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지 '시장조사'를 해 보았다.
3~4개 상품으로 리스트를 압축한 뒤 마음이 끌리는
펀드에 가입했다. 원자재펀드도 마찬가지.
다양한 상품 중 이름이 끌리는 것을 '찍어' 가입했다.
방송사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고 명예퇴직 한 나은퇴 씨. 퇴직금으로 수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손에 쥔 그는 펀드에 분산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며칠 동안 고민 끝에 그가 가입한 펀드는 브릭스펀드와 원자재펀드, EMEA 펀드 등이다.
두 사람의 선택은 과연 100점짜리일까. 이제 막 투자의 세계로 접어든 새내기 직장인과 인생 2막을 맞은 퇴직자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펀드에 가입할 때 겉모양만 확인했을 뿐 속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자산운용회사는 투자자들이 셀 수 없이 다양한 펀드를 식별하도록 하기 위해 통상 지역이나 섹터를 붙여 상품의 이름을 짓는다. 그래서 펀드 이름이 ~차이나 또는 ~상품 과 같이 유사한 패턴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런 식의 펀드 이름은 상품 식별을 쉽게 하는 동시에 어렵게 하기도 한다. 우선 대분류를 하기에는 편리하다. 이름만 봐도 어디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큰 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펀드를 완전히 파악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름이 같은 펀드라 해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상이한 특면이 크기 때문이다.
가령 새내기 씨가 가입한 중국펀드에는 중국의 A시장에 직접 투장하는 상품과 홍콩H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뉘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투자 업종에 따라 상품이 구분된다.
원자재펀드도 마찬가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원자재는 국제 원유이지만 이 밖에도 귀금속, 농산물, 비철금속 등 수십 가지의 상품이 시장에 존재한다. 상품에 따라 투자 비중이 서로 다른 것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편입되는 자산의 종류도 상품마다 상이하다. 즉,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선물을 포함한 파생상품을 주로 편입하는 펀드도 있다. 일부 펀드는 현물을 직접 거래하기도 한다.
이처럼 세부적인 투자 영역이나 편입 자산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상당폭의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에 상품의 내용을 정화하게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이다.
반대로 이름이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상품으로 간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퇴직씨가 가입한 펀드가 그러하다.
펀드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사안 중 하나는 투자지역이나 섹터의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요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나퇴직씨가 가입한 브릭스펀드가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은 간첩 빼고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브라질과 러시아의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원자재 가격이다. 이렇게 볼 때 두 개 국가의 비중이 높은 브릭스펀드라면 원자재펀드와 수익률이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나퇴직 씨는 목돈을 분산 투자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엄밀히 말해 중복되는 투자를 한 셈이다. 지금까지 이름만 보고 펀드를 선택했다면 스스로 '생초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투자자로서 자기책임원칙에 충실하지 않은데 대해 반성하고 넘어가자.
- Money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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