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묻다

논어 論語

달려라후니2 2010. 8. 7. 01:05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실존철학의 거장이었던 카를 야스퍼스는 독일어로 번역된 논어를 읽고 큰 충격을 받는다. '공동체는 구성원들의 정신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고, 인간은 상호관계 속에서 성숙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논어를 접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자는 위대하다. 공자 철학은 권력욕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주체가 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

사실 논어의 가장 큰 매력은 인간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타 종교들이 인간을 죄인으로 보거나 평가절하하면서 궁극적인 구원을 제시했다면 유교는 현세에서 개선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사후 세계를 논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논어를 행동 지침으로 삼은 유교는 '종교냐 아니냐'의 숙명적 논란에 지금까지 시달리고 있다. 논어 역시 끝없이 경전이냐 아니냐의 문제에 휩싸여 있다.

논어는 배운다는 뜻의 學이라는 단어에서 시작해 안다는 뜻의 知로 끝을 맺는다. 결국 논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배워서 아는 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해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는 구절로 끝을 맺는 불후의 고전이다.

논어는 중국 최초의 어록이자 동아시아 국가들의 인생 철학서이자 통치 철학서로서 2000년이 넘도록 굳건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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